중앙아시아 5개국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현황과 특성
중앙아시아 5개국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종목 가운데 무형유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내외적으로 비교해 매우 높음. 2023년 기준 유네스코는 198개 회원국 및 12개 준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음. 외적으로 볼 때, 1998년부터 시작된 유네스코 무형유산 목록작성 사업에 중앙아시아 5개국이 차지하는 총수는 61건으로, 이제까지 유네스코 회원국 전체 등재 숫자 730건의 8.4%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적 다양성이 깊고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표임. 내적으로 볼 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무형유산 분야뿐 아니라, 세계유산과 기록유산 등 전 분야에서 공동등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2.4%, 45.8%, 16.7%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례임. 일례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건수에서 세계 수위 국가들임에도 불구하고 공동 등재 사례는 많지 않음. 이는 중앙아시아 5개국 간 다양한 차원에서 동질성과 유대감이 깊고 상호 협력관계가 단단하다고 해석할 수 있음.
문화유산은 공동체가 세대를 넘어 전승하고 보존해 온 근본가치(Solid Foundation)를 담은 그릇임. 세계인의 축제로 확장되고 있는 나우르즈, 철학자이자 현인인 나스레딘 일화나 마울라나의 기록, 마나스와 같은 영웅들의 대서사시, 문화유산 공간 보이순, 실크와 직조기술, 실크로드의 역사와 도시, 식사의 왕 필라프, 수천 년 전 조상이 남긴 암각화, 신성한 쿠란 무스하프, 천산의 대자연을 달리는 말과 창공을 나르는 매, 음악과 연주와 춤이 현재에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 증표임.
무형유산 | 세계유산 | 기록유산 | 합계 | 비고 | |
카자흐스탄 | 13(8) | 6(3) | 3 | 22(11) | (숫자) 공동등재 건수 |
키르키즈스탄 | 15(8) | 3(2) | 1 | 19(10) | |
타직스탄 | 9(5) | 4(1) | 2(1) | 15(7) | |
투르크메니스탄 | 9(4) | 5(2) | 1 | 15(6) | |
우즈벡스탄 | 15(7) | 6(3) | 5(1) | 26(11) | |
분야별 등재건수 소계 | 61(32) | 24(11) | 12(2) | 97 (45) | 2023년 기준 |
유네스코 총 등재건수 | 730 | 1,223 | 496 | 2023년 기준 |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창조산업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 기후변화로 인하여 많은 문화유산이 지속가능성에 위협을 받고 있음. 유네스코도 보존만이 능사가 아님을 인식하고 '2005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여, 창조산업의 발전에 문화유산의 적극적인 활용을 강조하고 있음. 이런 연장선상에서 유네스코는 개도국 문화산업의 국제시장 진입 및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하여 '공예와 민속예술', '문학', '음악', '디자인', '미디어 아트', '미식', '영화'와 같이 7개 분야별로 창의도시를 선정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노력을 하고 있음. 따라서 중앙아시아 5개국도 유네스코 등재로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증명된 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도록 창조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함.
현재 창조산업은 전 세계 경제의 6.1%를 차지하며, 매년 4조 3천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임. 또한 다른 어느 분야보다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음. 2년 전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면서 장기간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바 있고, 300억 원을 투자하여 1조 원의 수익을 벌었음. '오징어 게임'은 그 내용 대부분이 우리가 어린 시절 동네에서 친구들과 같이 놀던 게임을 모티프로 한 것임. 최근 개봉된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 역시 태평양 섬나라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임. 명품 브랜드인 '구찌'는 한국의 전통복식 색동옷을 모티브로 구찌가옥 개점. 박물관 문화재단 단청 모티브 키보드 출시. 문화유산은 원천소스로 방송, 드라마, 웹툰, 캐릭터, 명품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콘텐츠로 융복합, 고부가가치 창출중.
문화유산과 공적개발원조(ODA)
한국은 빈곤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룩한 측면에 더하여 식민지 경험을 극복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안전성을 증진시킨 모범사례의 국가로서, 이러한 성공사례를 혼자만의 것으로 하지 말고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시점임.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으로 2024년 기준 6조 2,629억 원 공적개발원조를 지원하고 있음.
특히 각국이 문화유산 분야에 대한 지원규모를 줄이고 있는 추세와 달리 한국은 문화유산 ODA를 크게 늘리고 있음. DAC 회원국 가운데 문화유산 ODA 규모 수위국가임. 국가유산청 최근 5년간 ODA 규모가 2020년 20.1억 원에서 2024년 130억 원에 달함. 국가유산청 외에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진행하는 사업,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등 유네스코 기관을 통한 ODA,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에서 행하는 사업을 합치면 2024년 문화유산 ODA는 250억 원 규모로 추산됨. 2024년도 중앙아시아 지역 문화유산과 관련된 ODA 사업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문화관광자원개발사업(국가유산진흥원) 및 디지털문화자원관리시스템 구축 및 문화콘텐츠 개발역량강화사업(KOICA), 키르기스스탄 문화자원 관리시스템 구축(아시아문화전당) 및 전통공예 기술 및 문화관광사업 활성화사업(ICHCAP) 등이 진행되고 있음.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
DA총액 | 2조7,000억원 | 3조3,000억원 | 3조9,383억원 | 4조7,771억원 | 6조2,629억원 |
유산청ODA | 20.1억원 | 28억원 | 37억원 | 49억원 | 130억원 |
비율 | 0.07% | 0.08% | 0.09% | 0.01% | 0.21% |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간 문화유산 국제개발협력 방향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을 위한 ODA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해당국가의 문화적 자립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함. 이를 위한 실천적 방안의 하나로, 이미 한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수원국에서 쉽게 벤치마킹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변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 기술지원, 운영인력 연수교육, 노하우 전수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음. 대표적으로 생생문화재 사업, 문화재 야행사업, 전통사찰 문화재 활용사업,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세계유산축전, 세계유산 미디어 아트 사업, 수문장 교대식, 궁중문화 축전, 템플스테이, 공예상품공모전 등을 꼽을 수 있음.
또한 이는 수원국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음. 망실 위기에 처한 인류 공동의 소중한 자산인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재원 마련과 첨단 기술전수 및 전문인력 양성이 매우 중요함.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공여국과 수원국은 서로의 강점을 살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개발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양국이 함께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아시아와 한국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가진 동반자로서, 앞으로 더욱 긴밀하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음.